작성일 : 25-08-15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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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옹희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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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이 따갑게 내리쬐던 지난 5일 정오께 서울 종로구 광화문과 청계천 인근에는 양산을 든 남성들이 심심찮게 눈에 띄었다. 서울 지하철 광화문역에서 나와 청계천변 번화가를 걸어가는 10여분 동안 줄잡아 20명가량 목격할 수 있을 정도였다.
마침 이날은 소나기 예보가 있어 우산을 준비했다가 한낮 햇볕이 뜨거워 펼쳐 든 경우도 종종 보였다. 와이셔츠 차림의 50대 회사원 박모 씨는 “일기예보를 보고 집에서 우산을 챙겨 나왔는데 햇빛이 너무 강해서 양산 대신 썼다”고 말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 여름 역대급 폭염에 양산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백화점들의 지난달 양산 매출은 작년 7월에 비해 40~60 보증금 계산 %대 증가했다. 구매자 성별을 별도 집계하진 않았지만 기존에 양산을 잘 쓰지 않던 남성들 수요 영향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에서 7월 남성 고객의 양산 검색량이 전년 동월 대비 1000% 이상 폭증한 게 이를 뒷받침한다.

지드래곤이 양산을 펼쳐 써보는 모습 수영 감우성 . / 출처=유튜브 채널 '집대성' 화면 갈무리

색상과 패턴 디자인이 화려한 여성 양산에 비해 남성들이 든 양산은 대체로 무채색 계열 단색이라는 특징이 있다. 대부분 검은색이나 감청색(네이비) 양산을 들었다. 모자와 마스크까지 착용한 20대 대학생 최모 씨는 “햇빛이 강한데 선크림을 하얗게 바르기는 1억대출 그렇고 유분이 끈적거리기도 해서 UV 코팅(자외선 차단) 양산을 쓴다”고 귀띔했다.?
직장 여성 동료와 점심 식사하러 가면서 함께 양산을 쓴 김모 씨는 “아직까진 남자가 양산을 쓰기엔 주변 시선이 좀 부담스러운 것 같다”면서도 “막상 써보면 피부가 덜 따갑고 체감온도도 내려가는 듯해서 좋다. 남자가 양산 들고 다니면 유별나다는 인식은 편 모네타계산기 견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패션 아이콘이자 트렌드 세터인 가수 지드래곤(GD)이 양산을 썼으면 좋겠다는 우스갯소리로 대표된다. 여성스러운 패션 소품도 곧잘 착용해 멋스럽게 소화하는 지드래곤이 젠더리스 유행을 선도하면 남성도 부담 없이 양산을 들 수 있지 않겠느냐는 얘기다.
실제로 지드래곤은 지난해 빅뱅 20대 직장인 멤버 대성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했을 당시 제작진의 양산 선물을 받으면서 “그 얘기(지드래곤이 양산을 써달라)는 항상 있다. 남성 분들이 양산을 쓰고는 싶으나 어색해한다”며 “어느 순간부터 양산을 내가 쓰면… (좋겠다는 반응이 나온다)”이라고 언급했다.

폭염에 성별을 가리지 않고 양산을 펼쳐 든 채 걷고 있다. / 사진=뉴스1

40대 남성 직장인 이모 씨는 “길 다닐 때 너무 더워서 ‘지드래곤이 양산 써줬으면 좋겠다’는 얘기가 나오는 게 이해가 된다. 여성적이라는 고정관념이나 미용 차원을 떠나서 남자도 양산을 쓰면 피부 건강이나 탈모 관리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여름철 더위가 극심한 일본에선 수년 전부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온열질환 예방을 위한 ‘남성 양산 쓰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일본 환경성(환경부)은 2019년 ‘아버지의 날’(6월16일)에 양산을 선물하는 열사병 예방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우리나라 역시 여름철 무더위로 유명한 대구는 2020년부터 양산 대여소 운영을 시작했으며 남성용 양산도 빌려주고 있다. 국립국어원은 2021년 양산의 사전적 의미를 ‘주로, 여성들이 볕을 가리기 위해 쓰는 우산 모양의 큰 물건’에서 ‘주로, 여성들이’라는 기존 문구를 삭제해 양산이 여성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사회적 인식 변화를 반영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